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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롱하는 軍과 경찰의 뻔뻔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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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8-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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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두 사건은 우리사회에서 적폐(積幣)를 도려내는 것이 얼마나 요원한지를 보여준다. 이미 곳곳에 뿌리내린 '거짓과 불신' 풍토 속에서 도대체 무엇을 개혁하고, 무엇을 개조해야하는지 앞날은 암울하다. 과연 우리사회가 최소한의 민주적 기초는 갖추었는지 심각한 의문마저 든다.
 먼저 지난 4월6일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은 국민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먼저 젊은 병사가 그렇게 쉽게 목숨을 잃을 수 있느냐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충격은 국방부가 진실을 은폐했다는 사실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그날 "윤 일병이 음식물 취식 중 의식을 잃었다"고 소속 대대 지휘통제실로 보고됐다가 당일 밤 선임병들의 폭행으로 윤 일병이 쓰러졌다고 정정 보고됐다. 그리고 다음 날 선임병들이 사고 당일 윤 일병을 어떻게 폭행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했고, 간부가 폭행을 방조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군 당국은 사고 발생 다음날 "윤 일병이 선임병들에게 맞고 쓰러진 뒤 음식물에 기도가 막혀 숨졌다"고 언론에 알렸을 뿐, 폭행 및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후 구속 기소된 선임병들에 대한 3차례의 심리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 일병 유족들이 수사기록을 요구했지만 군 당국은 제공하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난 7월 31일 군 인권센터의 기자회견을 통해서야 윤 일병 사망사건의 심각성이 외부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음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다는 시민의 제보를 경찰이 묵살한 사실이다. 이 시민은 두 차례 순천경찰서 정보과에 제보전화를 한 후에 인천지검에도 전화를 걸어 별장에 '비밀공간'존재 가능성을 비교적 상세히 제보했다. 그는 "비밀공간이 있을 테니 유 씨 방만 검색하지 말고 다른 방이나 벽을 잘 살피고 두드려보면 소리가 다르니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제보했다고 밝힌 것.
 시민의 제보는 아무리 첩보수준이라고 해도 철저하게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런 결정적인 단서를 완전히 묵살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경찰은 애초 "그런 제보는 없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제보자가 '114이용 사실증명원'을 제시하자 뒤늦게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잘못을 덮으려고 거짓말했음이 드러나 버렸다. 
 이처럼 스스로 불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 군과 경찰의 현실이다. 진실 은폐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민주사회의 근간인 신뢰와 믿음이 무너지고 불신과 거짓말이 독버섯처럼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가장 믿음직해야할 두 국가기관이 이 모양이니 무슨 에너지로 박 대통령이 질타한 '총체적 부실'을 해쳐나간 단 말인가.
 그 약속 또한 거짓으로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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